“노병들의 희생과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박춘호 기자] 중서부 한인들이 클리블랜드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종전 60주년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잘 알지도 못하는 극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은 이제 백발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클리블랜드 한인회관을 찾았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시카고지역협의회(회장 진안순)와 중서부한인회연합회(회장 김길영), 클리블랜드 한인회(회장 박동식)가 함께 마련한 평화의 사도 메달·감사장 전달식을 위해서다. 

이날 서부 클리블랜드 한국전 참전용사 69지회와 동부 12지회 소속 참전용사와 가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상일 시카고 총영사와 중서부한인회연합회 미네소타·미주리·미시간·켄터키·오하이오(콜럼버스, 신시내티)·아이오와 지회도 동참했다. 클리블랜드 한인회는 참석자들에게 불고기와 잡채, 만두, 김치, 깍두기 등의 한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존 마린첵 69지회장은 “미군이 참전한 나라에서 참전용사들에게 이렇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곳이 한국말고는 없는 것으로 안다. 올해 정전 60주년을 맞아 이러한 행사를 마련한 한인들에게 고맙다”며 “한국을 한 번도 다시 방문한 적이 없는데 기회가 되면 근무지였던 춘천에 가고 싶다. 또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한국전 참전용사가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외부로부터 돈과 연료, 식량을 지원받기 위해 꾸민 일이다. 하루빨리 노병을 풀어줘 가족들과 재회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인과 함께 참석한 루돌프 피빅(86)도 “평소 친하게 지내는 참전용사의 한국인 부인으로부터 행사 소식을 전해듣고 참석했다. 지난 60년간 이와 같은 행사에 참석하고 메달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전쟁 이후 모두 세차례 한국을 방문해 전쟁의 참화를 딛고 경제적 번영을 이룬 한국을 직접 목격했다. 한국을 위해 참전한 사람으로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8군단 보병 소속으로 복무했던 피빅씨는 또 “한국 사람들이 매우 잘 대해줬다.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근무했었던 한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평통 진안순 회장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한인들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현재의 한국이 존재할 수 있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현지사회에 대한 한인사회의 지원을 더욱 확대코자 한다”고 말했다. polipch@koreadaily.com

한국전 참전용사 로버트 오하라씨가 6일 클리블랜드 한인회관에서 열린 평화의 사도 메달 전달식에 참석, 메달을 살펴보고 있다.